DB하이텍, 왜 갑자기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을까?
최근 DB하이텍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며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. 동시에 기존에 검토하던 1000억 원 규모 EB(교환사채) 발행을 1256억 원으로 늘린 것도 눈길을 끌고 있죠. 표면적으로는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 정책으로 보이지만, 그 이면에는 더 복잡한 경영권 전쟁의 계산이 숨어 있습니다.
📌 표면적 이유: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
회사 측은 EB 발행을 통해 ▲클린룸 확장 ▲차세대 전력반도체 투자에 자금을 쓰겠다고 밝혔습니다. 이는 중국의 IoT·EV(전기차) 수요, 그리고 AI 데이터센터 확장을 겨냥한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보입니다. 동시에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는 명분도 내세웠습니다.
⚔️ 숨겨진 속내: 경영권 방어 전략
그러나 이번 결정의 무게는 단순한 투자와 주주환원에 그치지 않습니다. DB 가문 내부의 경영권 갈등이 본질입니다. 현재 이사회는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과 딸 김주원 측이 장악한 상태고, 아들 김남호 전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났지만 여전히 소송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.
🔎 EB 자금과 소송 리스크
김남호 전 회장이 노릴 수 있는 포인트는 바로 EB 자금의 사용처입니다. 만약 DB하이텍에서 조달한 자금이 지주사인 DB Inc.로 흘러가 내부거래나 지분 확대에 쓰인다면, 이는 법적 소송의 명분이 될 수 있습니다. 실제로 최근 지배구조 개선 펀드의 움직임까지 감안하면, 김남호 전 회장은 다시 경영권 복귀의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.
🛡️ 자사주 소각의 진짜 의미
이런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김준기·김주원 측은 선제적으로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낸 것입니다. “우리는 주주 가치를 지켰다”는 명분을 확보함으로써, 김남호 전 회장이 제기할 수 있는 소송의 칼날을 무디게 만들려는 전략이죠. 즉, 이번 자사주 소각은 단순한 주주환원이 아니라 법적 방패막이자 경영권 방어용 카드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.
✅ 결론
DB하이텍의 이번 결정은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이라는 ‘포장지’를 썼지만, 그 속에는 치열한 가문의 경영권 다툼이라는 현실이 숨어 있습니다. 향후 EB 자금의 흐름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따라, DB하이텍과 DB Inc.의 판도는 크게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.